May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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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후 所懷
개구리 마크 하나만 휑하니 달린 말쑥한 군복이 도저히 쑥스러워, 출타 때마다 입던 다 늘어진 근무복으로 갈아입었다. 이 역사적인 날에도 예외 없이 바삐 돌아가는 소방서의 하루만큼 성급하고 간결했던 전역신고, 어쩌면 지난 2년은 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지 모르겠다.  상상하기엔 마냥 기뻐 뒤도 돌아보지 않을 것 같았다. 소방서가 나에게 어느새 ‘탈출해야 할 곳’이 되어 있었나 보다. 좋았건 나빴건, 이곳에서 지낸 시간이 짧지만은 않았다는 증명일 것이다. 그 짧지 않은 시간동안 과연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았는가? 스무 살에 맞닥뜨린 삶의 기로에서 태어나 처음 스스로 한 선택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 살아내고 싶었다. 공부밖에 몰랐던 모범생답게, 책상머리에 앉아 끙끙대는 것으로...
May 17th
January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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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해피 데이
각종 공부거리들이 욕심껏 널부러져있던 책상 위를 모처럼 정리했다.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이 고조될수록 충실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공부에 임하는 나의 마음가짐이 졸렬한 소유욕과 정복욕에서 비롯한다는 증명이다. 행복에의 그릇된 욕망이 불러오는 일상적 오해를 푸는 데 시의적절한 통찰력은, 오쿠다 히데오를 펼칠 때마다 스스로를 정돈하게 하는 마법같은 힘이다.
Jan 7th
December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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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반복
현존 최고最古의 금속 활자 인쇄물인 『직지심체요절』은 고려 시대에 제작되었다. 구텐베르크의 그것보다 약 80여 년 앞선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 인쇄술은 유럽 민중 문화의 기층부에 계몽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앞선 기술의 활용이 불교 경전이나 국가사업에 국한되었던 고려 시대의 모습과 사뭇 비교된다.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iPhone이 국내에 출시된지 열흘만에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하며 국내 이동통신 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옴니아2’는 상대적으로 뛰어난 하드웨어 성능을 가졌음에도 iPhone 열풍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이폰·블랙베리 뜯어보니 ‘메이드 인...
Dec 11th
역사는 누구의 것인가
한국사를 공부하며, 우리나라의 역사관은 ‘민족’과 ‘자주’라는 화두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직은 역사에 문외한인지라 ‘기록으로서의 역사’가 가질 수 있는 주관성이나 현재와의 관계성이 어느 정도 선까지 허용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사 공부를 시작하는 초심자의 입장에서 우리나라 역사 서술의 타당성을 한 번쯤은 의심해볼 만하다. 특히 고구려사와 발해사 부분에서 맞닥뜨리는 ‘이 역사는 우리 것’이라는 강박관념은 어떻게 보면 열등감의 표현으로 비치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고, 한국인이 한국사를 이해함에 있어 민족주의와 애국심은 기본 준비물인가 싶어 불편하기도 하다. 특정 과거사의 소속국을 정하는...
Dec 8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