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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다원은 상상과 달리 고경사의 산비탈이다. 바다전망대에서 본 녹차밭 전경은 아름답지만 사진을 능가하는 절경은 아니다. 하산하는 중에 동처지의 여행객들과 어울려 즐겁게 먹고 놀았다. 계곡물에 발을 담근 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로의 여정을 이야기했다. 무엇보다도 녹차 아이스크림의 맛은 고가 브랜드의 그것을 맛있다며 즐겨 먹어온 게 부끄러워질 정도로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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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의 사진 촬영을 최소화하고, 특히 여행객용 포즈 따위를 취하고 있는 내 모습은 일절 남기지 않고 있다. 이 여행의 기록이 추억으로 남아 그것을 뜯어먹는 것으로 위안받는 삶을 살지는 않겠다는 일종의 치기 때문이다. 삶에 치일 때 오늘의 자유가 그리워지면, 기록을 들춰보며 위로하기보단 그때 그곳으로 다시 달려가 새로운 자유의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또한 여행지를 감상함에 있어 머리로 생각하거나 기억하려는 시도를 최대한 자제하고, 많은 것을 훑어보기보단 차분하고 깊게 눈앞의 현상 하나하나를 마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는 이 여행을 통해 견문을 꾹꾹 눌러담기보다 내 안의 모든 생각과 감정, 즉 나에게 눌어붙어버린 관념들을 모두 내어놓고 새로운 세상과 피차 발가벗은 모습으로 마주함으로써 새로운 영감과 계기를 발견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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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첫 배를 타고 다다른 한산도는 평온했다. 선착장에 가만히 서서, 충무공을 만난다는 설렘에 격앙되었던 한편 친구와의 약속 때문에 조급해하던 작년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제승당으로 향했다. 아무도 없는 영내를 경건한 마음으로 구석구석 들여다보고 수루에 올라섰다. 충무공은 작년에 내려놓고 온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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