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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부정류장에서 해인사 가는 버스는 가야산을 타고 해인사까지 올라간다. 그런데 차도 옆으로 계속되는 맑은 계곡의 이루 말할 수 없는 청량감에 이끌려 성보박물관 앞에서 도중 하차하고 말았다. ‘감정에 휩쓸려 고생을 사서 하려나’ 싶은 후회감의 발로에 해인사 도보길로 들어섰는데! 계곡물 소리와 벌레 우는 소리, 맑은 물이 흐르고 풀숲이 우거진 오솔길……. 너무 황홀해서 계곡 앞 벤치에 30분째 앉아있다.

마음을 가볍게 하는 데에 여행의 온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시각각 펼쳐지는 광경을 눈, 카메라, 수첩 따위에 게걸스럽게 주워담는 데 몰두하기보단 쉬고, 느끼고, 고민하며 행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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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은 관광지라기보다 진짜 시골 동네처럼 고즈넉하게 꾸며놓은 게 의외였다. 부용대에 오르면 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다만 한여름에 올라가기엔 경사가 다소 급한지라 시야가 탁 트여 상쾌한 만큼 땀이 줄줄 흘러 불쾌했다. 출퇴근 시간의 2호선에 비견할 만큼 혼잡했던 하회마을행 버스에서부터 불쾌지수는 사실 상승 중이었다. 앞으로 될 수 있으면 내일로 여행객 밀집지역은 피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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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시내에는 영주역으로 안내하는 교통 표지판이 단 하나도 없다. 그래도 시내 한복판에서 출발할 때 딱 한 번만 물어보고 헤맴 없이 15분을 걸어서 단번에 찾아온 걸 보면 내 길눈도 무시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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